동성 부부 11쌍의 '혼인 평등 소송' Season 4 🌊🏄♀️ Vol 26. 2024.10.11. ~ 2024.10.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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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세상은 바뀌고 있다 ✨
- 우리가 '성병 관리소'를 지키는 이유
- [광고] 보이지 않는다고 없는 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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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세상은 바뀌고 있다 ✨
황윤하·박이영글 부부의 왼손 약지에는 보라색과 초록색 실선이 그려져 있습니다. 커플링 대신 각자 좋아하는 색을 하나씩, 서로의 몸에 스며들듯 타투로 새긴 거죠. 💍💜💚 이들은 2022년 결혼식을 올리고 동거 중인 동성 부부입니다.
지난 10일, 이들을 포함한 동성 부부 11쌍이 헌법상 혼인의 권리를 성소수자에게도 보장하라며 '혼인 평등 소송'에 나섰습니다. 🥁🌈 현행 민법은 근친혼·중혼 등은 금지하지만, 동성 부부 혼인을 금지하는 조항은 없어요. 그런데도 동성 간 혼인 신고는 🙅♀️ '불수리'되고 있는 게 현실이죠. 소송에 나선 22명, 11쌍의 부부는 장기간 함께 살고 경제 공동체를 이루며 사실혼 관계로 지내고 있어요. 이들은 구청에서 받은 혼인 신고 불수리 통지서를 가지고 이 행정 처분에 불복한다며 소송을 제기하고, 나아가 민법의 위헌성까지 다툴 계획입니다. 👩⚖️
지난 3일 저는 황윤하·박이영글 부부와 정규환·김찬영 부부를 각각 인터뷰했어요. 첫만남부터 결혼을 결심하게 된 계기, 프러포즈의 추억, 결혼식에서 기억에 남는 사건, 소송에 참여하게 된 이유 등을 물었죠. 인터뷰 내내 서로를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이들 부부를 앞에 두고 있자니, 내심 부러움과 함께(?) 😂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성이라는 것 외에 다른 어떤 점도 이성 부부와 다를 게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요.
지난 7월 대법원은 사실혼 동성 배우자에 대해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해야 한다고 했는데요. (지난 레터에서도 다뤘어요!) 이번에 대규모로 진행하는 소송은 이 대법 판결을 이끌어낸 김용민·소성욱 부부의 승리 이후 또 한번 앞으로 나아가는 흐름입니다. 🌊
동성 부부에게도 혼인의 권리를 보장하는 게 왜 중요할까요? 김찬영씨는 "상대방과 미래를 꿈꾸면서 자연히 아프거나 다쳤을 경우도 상상하게 되는데, 내가 파트너의 보호자나 돌봄의 주체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상상만 해도 힘들다"고 말합니다. 😬 둘의 관계도, 반반 부담한 전세금도, 자잘한 살림살이와 집안 대소사도, 심지어 함께 키우는 반려동물에 대한 책임도 오로지 서로의 '신뢰'로만 유지되고 있습니다. 🐕🐈🏃
소송을 지원하는 민변 조숙현 변호사는 "동성혼 법제화는 동성 부부 권리를 위한 것이지만, 가족법 내에 남아 있는 차별적인 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라고 설명합니다. 과거에 호주제 폐지, 동성동본 금혼제 폐지 소송을 진행할 때도 '가족 제도가 붕괴된다'고 우려한 사람이 있었어요.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평등이 실현됐죠. 😎👍
특히 제가 인터뷰하며 기억에 남는 것은 정규환·김찬영씨가 혼인 신고 불수리 통지서를 받던 때의 이야기입니다. 불수리 자체는 예상한 좌절이었지만, 예상하지 못한 장면이 이어졌어요. 통지서를 건네주던 구청 담당 직원이 "결혼 축하드립니다"라고 인사한 겁니다. 🎉🙌 구청 1층에 마련된 혼인신고 포토존에선 "남들 다 하는 것 우리도 하고 싶어" 대놓고 뽀뽀까지 했는데도, 지나가던 직원이 사진을 찍어주더니 "구청을 태그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달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
동성 부부 권리 보장을 위해 관련 법과 제도를 마련해야 할 입법 기관이나 정치인들은 여전히 "때가 아니다"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정작 사람들은 이들의 생각보다 훨씬 빨리, 변하고 있는 것 같아요. 제도만 없을 뿐, 이미 사회 곳곳에서 변화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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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동두천시엔 한국전쟁 이후 국가가 '미군 위안부'를 강제 격리수용한 옛 성병 관리소 건물이 있습니다. 이 건물을 놓고, 철거하려는 동두천시와 보존하자는 시민단체의 대치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 지난 8일에 이어 10일에도 시가 철거를 시도하겠다고 나서면서 공동대책위원회 등 시민들이 몸으로 포크레인을 막아서는 아슬아슬한 장면이 벌어졌습니다.
💥 이곳은 1970~1990년대 국가가 운영했던 '낙검자 수용소'입니다. 한국 정부는 당시 주한미군 주둔지마다 기지촌을 조성했습니다. 그리고 여성을 상대로 성병 검사를 받아 '깨끗하게' 관리되게 하는 등 사실상 성매매를 조장했죠. 수용소에 감금된 여성들 중엔 페니실린 등 약물 과다투여로 쇼크사하거나 탈출하려다 숨진 사례도 있습니다. 관리소는 '몽키 하우스'라고도 불렸어요. 수용자들이 철창 안에 갇힌 원숭이 신세라는 의미였죠. 🤯
💥 이 부지를 사들인 동두천시는 소요산 관광지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인데요. 시민단체는 "부끄러운 기억을 보존하고, 반성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국가가 어떻게 성매매를 방조했으며, 이 때문에 기지촌 여성들에게 어떤 폭력이 행해졌는지를 후대의 시민들도 알아야 한다고 말이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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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병원에 가면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을 제출해야 하죠. 본인 확인 의무화 제도에 따른 건강보험 적용을 위해서인데요. 이 제도가 가정폭력 피해자의 개인정보 노출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습니다. 🗃️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 시설 입소자들은 대부분 의료 급여 수급자예요. 이 때문에 주민등록증 확인이 필요 없는데, 병원에서 이를 잘모르고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 주민등록번호에 연결된 건강보험으로 진료를 받으면 가해자가 진료 기록을 열람해 위치를 파악할 우려가 있어요. 🗒️🔍 그래서 입소자 중 국가가 의료비를 지원하는 수급자는 보건복지부에서 부여된 '사회 보장 전산 관리번호'를 통해 의료급여를 받죠. 그런데 병원에서 이 번호 대신 주민등록번호를 요구하는 겁니다. 실제 김남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등이 취합한 사례를 보면 경기와 인천에선 한 입소자가 응급실에서 관리번호를 거부해 어쩔 수 없이 생년월일을 알려줬는데, 진료 이후 개인정보가 노출돼 다른 보호시설로 옮기는 일이 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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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입주자 이벤트를 가지고 왔습니다. 😛 이번에 소개할 작품은 30일 개봉을 앞둔 영화 '럭키, 아파트'입니다. 🏙️ 주인공은 성소수자인 선우와 희서 커플. '영끌'로 마련해 입주한 아파트는 이들이 꿈에 그린 보금자리죠. 그런데 선우가 예기치 않게 실직하면서 희서가 혼자 대출 이자 부담을 떠안게 되고, 둘 사이는 조금씩 삐걱거리기 시작합니다.
💬 동시에 언제부턴가 아파트에선 악취가 납니다. 선우는 화장실이며 싱크대 등 집안 곳곳에 코를 박고 냄새의 근원을 찾아다녀요. 그러다 아랫집이 원인이었다는 걸 알고 이 사태를 해결하려고 하죠. 😶 '냄새가 난다'며 캐고 다니는 선우와 이를 감추고 싶어 하는 주민들의 갈등이 이어지고, 희서는 이목을 끄는 선우를 나무라기도 해요. "여자 둘이 사는 집에서 아파트를 들쑤시고 다닌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선우·희서 커플은 붕괴 직전까지 내몰리게 돼요. 🚨
💬 이 작품은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제26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등에 초청되기도 했는데요. 여성, 노인, 성소수자 등 한국 사회에서 가장 첨예하고 다층적인 혐오와 차별에 대한 문제를 아파트라는 공간에서 풀어냈다는 평을 받았어요. '보이지 않아도 어디에나 있다'는 카피처럼, 우리 사회에서 소수자들은 자주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로 취급되죠. 그러면서 날 선 시선이나 소문이 악취처럼 퍼진다는 것도 인상적인 비유입니다.
💬 개인적으로 이 영화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는 강유가람 감독의 이름 때문인데요. 몇년 전, 감독의 전작 다큐멘터리 '이태원'을 아주 재미있게 본 기억이 납니다. 😗 1970년대부터 지금까지 이태원에서 살아 온 세 여성의 이야기가 풍부하게 녹아있었어요. 이번 영화의 주 배경인 아파트는 한국 사회의 욕망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공간이잖아요. 이곳에서 삶을 꾸려가는 소수자의 이야기가 어떻게 펼쳐질지 기대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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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영화, 흥미가 생기시나요? 그렇다면 기대평을 적어 신청해주세요. 10명의 입주자를 선정해 영화 예매권을 보내드립니다. 많은 참여 기다릴게요! 👉신청하러가기 클릭🤪
※ 해당 콘텐츠 소개와 이벤트는 인디스토리로부터 소정의 금액을 받고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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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o. Flat 🍰
👤 플랫 덕분에 같은 여성이 겪어온 고통을 알게되었고, 참담한 심정입니다. 같은 인간인데 그저 수십년전이라고 그렇게도 같은 인간을, 여성을 핍박하고 고통을 주었단 사실이 너무나도 가슴이 아픕니다. 대한민국이 빨리 보상을 제대로 해주었음하는 바램입니다. 대한민국은 아직도 많은 피해자를 외면하고 있고 보호를 못하는중입니다. 저도 과거에 당한 많은 일들을 그저 가슴에만 묻고 사는데 그게 가끔씩 밖으로 나올려고 할때 너무너무 고통스럽습니다. 가해자는 어둠에서 숨어살아야하고 피해자는 당당하게 세상 밖으로 나오고 보상받아야 하는 그런 떳떳한 세상이 오길 바랍니다.
👤 항상 도처에 널린게 여성혐오 이슈라 쉽게 정신을 뺏기곤 하는데요 열매 모임이나 교제폭력 등 자칫하면 잊히기 쉬운 주제들을 꾸준히, 무게있게 다뤄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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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rom. Flat ☕
소중한 경험을 나눠주신 입주자님,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우리에게 말하기가 중요한 이유는 바로 '그게 나 혼자만의 일이 아니었다'는 걸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죠. '내 잘못이 아니었다'는 위로와 함께요.
어떤 일을 겪었든, 그 일이 나라는 사람 전체를 규정짓는 건 아닙니다.
입주자님의 고통을 차마 헤아릴 수는 없겠지만, 그게 뭐든 플랫팀도 함께 한다는 것을 꼭 잊지 말아주세요. 이야기를 듣고, 아픔을 나눌게요. 💖
또 다른 분께선 "레터 마지막에 그 주의 이슈를 던져주면 좋겠다"는 의견도 주셨어요. 👩🏫 우리 입주자 여러분들의 다양한 생각이 궁금하다고 하시면서요.
그래서 우선 가볍게(?!) 질문 해볼게요. 오늘 '젠더 이슈'에 쓴 동두천시의 옛 성병 관리소, 어떻게 해야 시나 주민들과 마찰없이 해결될 수 있을까요? 역사적 장소의 일부로 보존해서, 폴란드 아우슈비츠 수용소처럼 과거의 아픔을 되짚는 곳으로 둘 수는 없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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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에서 다뤘으면 하는 콘텐츠나 주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여러분의 한마디가 플랫을 지속해나가는데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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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살아가는 이야기가 모이는 곳. 플랫은 기울어진 운동장이 평평해질 때까지 여성들의 목소리를 주변이 아닌 중심에 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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